“당신 덤 아니야, 실력으로 당당히 들어왔어.”
남문희 국장이 내게 말했다. 성량 풍부한 목소리로 그가 내게 말했다.
<시사IN>의 송년회 날, 술자리는 하루 넘겨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날 나는 대취하여 남국에게 대들었다. 얕은 자격지심이 발동된 탓이었다. 그가 내게 말한,
“선배들과 오래 알았다고 티 내지 마라. 눈에 들어온다.”란 '사실’ 때문이었다. 그 말이 나를 찔렀다. 나는 패악과 악다구니를 부렸다. 공연함인지, 나도 미묘하게 감지했던 그날, 내 시건방 때문인지. 술자리가 파하고 나는 택시에서부터 내처 씨부렁대며 잠자리에 들었다.
어제 아침, 혼자 회의실에서 신문 보는 내게 남국은 말했다. 그 날 그 말은 ‘노파심’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이제는, 알겠다. 알아먹어야겠다. 교북동 편집국에서 나는 하루 단위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