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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9 <시사IN>70호 마감풍경 '인턴들, 첫 마감을 맞다' 2

  70호 마감이다. 인턴 투입 후 인턴들에겐 첫 마감이다. 다들 모여 앉아 기사를 적는다. 첫 번에 적는 인턴들도 있고 여러 번 적는 기자들도 있다. 취재는 예술이었다. 다들 전화통을 붙잡고 받아 적느라 난리였다. '청년실업'. 이 주의 커버를 인턴들이 커버하느라 난리였다. 
 


  인턴 자리는 남문희 국장의 옆자리, 편집국의 센터였다. 모든 일간지가 제일 먼저 놓이는 곳이라 선배들은 항상 이곳을 거쳐 출근을 마무리한다. 인턴 반장은 데스크탑 하나를 받았다. 나머지 몇은 본인의 노트북을 쓰거나  선배들이 떠난 자리를 메웠다. 
 

  반장, 최은정 양이다. 제일 막내다. 반장은 독립과 진보 정신을 잘 구현해 낸(?) 선출 방식인 '나이의 역순'으로 선정했다. 은정의 전화로 주진우 선배, 전산팀 무적전설, 각 팀의 선배들이 전화를 한다. 은정이는 선배들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녀는 인턴들의 허브다.
  그에게 물었다.
  "쓰는 데 얼마 걸리디?"
  "첫 글을 쓰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는 데 고치고 고치고 하느라 오래 걸려요. 한 세 시간째 쓰네요."
  은정이에게 몽셀 하나를 까줬다. 마다하지 않았다. 
 

                      은정이는 바빴다. 바쁜 데 사진 찍고 말 걸고 하지 말라고 했다.
  인턴 맏이 병식이 형은 커버의 한 꼭지인 '슬픈 5학년'을 커버했다. "졸업하고 쉬는 친구들을 섭외하느라
  곤욕이다. '너 요즘 뭐하고 사니?' 어떻게 물었는지...친구들 다 떠나지나 않으려나." 한다. 그래도 그의 풍성한 사례는 기사를 쓰는 주춧돌이 됐다. 나는 인맥이 적어 도움 하나 못 줬다. 
 

  인턴계의 캔디 김은지 양이다. 취재 거부와 섭외 낙종에도 굴하지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을 것 같다. 모든 말과 답을 면접식으로 하는 것이 그의 주 특기다. 탄탄히 박힌 그간의 경력과 '취재'에 대한 열정으로 그는 인턴 사이에서 좋은 기자로 꼽힌다. 
  기사를 쓰는 그가 내게 물었다.
  " '삼성의 방침이' 방침이 다음 줄에도 또 나와. 이거 어찌 고칠까." 본인이 쓴 기사를 내게 읊는다.
  "현장이 좋아, 기사 쓰는 건 싫다."  기자 왜 되고 싶냐는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이다. '현장'이 좋은 그녀에게 마감은 별로인 듯 보였다.
 

  <시사IN>70호 마감이 전개된 날, 인턴들은 주간지 첫 마감을 치렀다. 다들 분주한 가운데 나 혼자 한가했다.
 홀로, 71호 마감을 기다렸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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