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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모'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7.10.16 기자회견장에서(4월 10일)
  2. 2007.10.16 답답해서 몇 자 적습니다(3월 23일)
협상의 예의는 상대를 기만하지 않는 것이다. 협상에도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협상의 상대를 속이는 것은 협상자의 방식이라고 할 수 없다. '기만'을 협상의 방식이라고 말하는 협상자에 대해 협상의 상대편은 강경한 협상 방식으로 이에 대응해야 한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자신들의 협상자로부터 속임을 당했다. 협상자는 그들에게 얼마간의 기간동안은 대외활동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진지하고 집중된 협상마음가짐으로 협상에만 전념하자고 했다. 이에 기자들은 응했다. 각종 강연과 외부기고를 기자들은 일절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상에 전념해 좋은 결과로 다시 현업에 복귀하겠다는 기자들의 바람때문이었다. 협상의 소강상태 속에서 기자들은 그 바람 하나로 협상을 기다렸다.

그러나,기자들의 대척점에서 협상자는 기자들과의 협상을 파행으로 몰았다. 협상은 물거품이 됐고 기자들은 기가찼다. 얄팍한 협상자의 기만전술에 자신들이 놀아났다는 것에 대해 기자들은 화가났다. 기자들은 그들이 당한 기만전술에 대응할 강력하고 적극적인 협상방식을 다짐했다.

10일 오전 11시 서울문화사. 시사저널 기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모였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을 취재하려는 사람들도 모였다. 시사저널의 모회사인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기자들의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들의 말은 격앙돼 있었다. 말과 말 사이에 참담함과 한숨이 끼어 있었다. 분노와 노여움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기자들은 얄팍하고 교활한 협상의 방식과 협상을 비판했다. 기자들은 자신들의 순진했던 투쟁방식도 탓했다. 자신들의 협상자들에게 끼칠 갖은수의 격렬한 투쟁방식을 연구하고 실행하는데 기자들은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회견을 지켜보러 나온 서울문화사쪽 사람들과의 말다툼과 몸다툼도 있었다. 기자들은 이에 주저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전진기지로 서울문화사의 사주 방이 보이는 곳에 새로 사무실을 차렸다고 했다. 채광이 좋은 곳이었다. 사무실엔 봄의 볕이 들었다.

기자들의 파업투쟁은 지난해보이지 않았다. 파업을 위한 파업을 기자들이 하고 있지 않다는 확신때문이었을 것이었다. 기자들은 다가올 매체 정상화를 위해 파업을 기꺼워했다. 기자들은 웃으며 투쟁했다. 이들의 파업은 곧 백일을 맞는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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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학생들은 시대의 변혁에 앞장섰다. 학생들은 세상의 부조리에 침묵하지 않았고 세상의조리를 향해 나아갔다. 민족과 민주,자유,통일,평등 등의 담론에 학생들은 울부짖었다. 아직 자본의 논리가 세상을 뒤덮기 전, 이 나라의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모였다. 학생들은 모였지만 제각각 번뜩였다. 모임 안에서 학생들은 저마다의 빛을 냈고 저마다의 말과 글로 세상을 담았다.

최근에,학생들은 변했다. 세상은 학생들을 변하게 했고 변한 세상에서 학생들은 분주해야 했다. 학생들은 주로 몇몇의 말들에 관해 공부를 했는데 그 말속엔 세상과 시대가 담겨있지 않았다. 행정법 속의 말인 조문을 학생들은 외웠고 국사책 속의 말인 왕과 문화재들을 학생들은 그냥 암기했다. 학생들은 경제신문을 읽어야 했고 전공도 아닌 영어에 목을 메야 했다. 노동자와 농민,빈민은 학생들과 멀었고 공무원과 기업,재테크는 학생들과 가까웠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학생회란 곳은 갈팡질팡 비틀댔다. 과도한 등록금 인상안을 두고 학생회장은 외유(外遊)했다. 또 다른 곳의 학생회는 학교의 열악한 처우에 반발해 농성중인 파견직 노동자들에게 "학생들에게 피해가 되니 학교를 하루속히 떠나달라."고 했다고 했다. 또 한곳의 학생회는 파업 중인 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항해 재단과 연대를 했다고 했다.

사회적인 연대의 대오가 약해져 과거와 같은 더불어삶이 쉽지 않다고 한 원로 언론인은 말했다. 나는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변해 돈 앞에 무릎꿇고 머리 조아리는 세상에서 학생들의 세상에 대한 수긍이 비참했다.

변하는 것은 쉽고 변해져야 마땅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 시절에 세상과 시절을 탓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학생들이 변했다고,각박해졌다고 꾸짖는 것도 소용없는 일이다. 세상은 흘러야 했고 그 흐름 속에 속수무책으로 놓인 학생들도 흘러야 했다. 그 흐름은 세찼고 줄기찼다. 거스를 수 없는 세상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흐름을 거스를 순 없되 그 흐름의 방향을 모든 사람이 누리는 행복의 방향으로 조절할 수는 있으리라 믿는다.

"학생들아, 세상에서 흐르되 세상의 흐름에 대해 고민하며 흐르자."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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