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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IN <시사IN>'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09.01.11 대형마트 취재 리포트
  2. 2009.01.09 <시사IN>70호 마감풍경 '인턴들, 첫 마감을 맞다' 2

  “대형마트들은 교묘한 눈속임으로 소비자들을 속인다. 실제로 대형마트가 우리보다 더 싼 품목은 소수 품목밖에 없다.”


  동네마트 주인들은 한 목소리였다. 요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 속고 있다'였다. 대형마트에 고객을 뺏긴 분풀이가 더해진 말 같았으나 주인들은 대체로 몇 가지의 공통된 ‘사실’을 말했다. 용기와 용량의 차이는 기자가 만난 동네마트 관계자 모두의 말이었다.


  수서동에서 만난 OO마트 주인 아무개 씨는 “동네마트 형 제품과 대형마트 형 제품이 다르다. 공급선에서 이미 다른 물품들이 온다. 대형마트와 제조업체가 공모해 그렇게 돼버렸다.”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형과 동네마트 형 제품이 구분돼 나오는 사실은 이미 동네마트 사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는 소비자들이 그것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용량이 달라도(그는 동네마트가 더 많은 편이라고 했다)가격은 비슷하다. 고객들은 그것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대형마트에 간다. 비합리적인 소비지만 고객들을 탓할 순 없지 않나.”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작전시장 내 한 마트에서 일을 하는 아무개 씨는 이런 말도 들려줬다.


  “대형마트의 제품은 내용물과 포장 간 공간이 붕 뜬다. 포장을 크게 해 놓고, 내용물은 빈약하게 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당면의 경우가 그렇다. 동네마트는 빽빽하다. 보면 안다.”


  대형마트는 포장으로 소비자의 눈을 속인다는 말이었다. 그는 이런 경우 소비자들이 유관으로 확인하기도 번거롭기도 해서 그저 믿고 대형마트 제품을 산다고 했다.


  용기와 용량의 차이, 마트 별로 구분된 상품 등 대형마트의 상술을 지적하는 얘기는 그간 간헐적으로 있어왔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적어도 동네마트의 주인들에겐 그랬다.

 


  대형마트는 성장세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SSM이란 것도 만들었다. 광역상권 뿐 아니라 소역 상권도 휩쓸어버리겠다는 움직임이다. 관련규제가 미약하거나, 전무하다시피 해 작은 몸뚱이로 대형마트와 맞서야 하는 동네마트는 고사 직전이다. 찾아간 동네마트는 대부분 한산했다.


  대형마트가 악이고 동네마트가 선이라고 적을 수는 없다. 그 반대도 성립할 수 없다. 소비자들에게 비합리적 소비를 탓하고 합리적 소비를 촉구하는 일도 어렵다. ‘소비’를 선·악 가치 기준에 묶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관건은 대형마트와 동네마트가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제다. 동네마트의 고사위기는 동네마트의 문제만은 아니다. 몰락한 동네마트 자영업자가 다시 생계시장에 뛰어들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일은 어렵다. 그들을 떠안은 나라 전체에도 부담이 이만저만한 문제가 아니다. 환란 시기 한국은 이미 그걸 겪었다.


  대형마트와 여기서 파생된 마트들의 무분별한 시장잠식은 악이다. 그 악은 지금, 동네마트만의 불행이다. 하지만 악을 규제하지 못해 머잖은 시간 내 마트가 고사하고 지역공동체가 붕괴되고 무너진 지역경제의 책임을 국가가 나서 져야할 때, 불행은 우리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다.


  취재하며, 동네마트의 한 관계자가 물었다. “이거 취재해 가면 어디에 나와요? TV? 신문?…이런 거 자꾸 나와야 바뀌고 우리도 살지, 좀.” 기자는 즉자에 긍정하고 동의하지 못했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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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호 마감이다. 인턴 투입 후 인턴들에겐 첫 마감이다. 다들 모여 앉아 기사를 적는다. 첫 번에 적는 인턴들도 있고 여러 번 적는 기자들도 있다. 취재는 예술이었다. 다들 전화통을 붙잡고 받아 적느라 난리였다. '청년실업'. 이 주의 커버를 인턴들이 커버하느라 난리였다. 
 


  인턴 자리는 남문희 국장의 옆자리, 편집국의 센터였다. 모든 일간지가 제일 먼저 놓이는 곳이라 선배들은 항상 이곳을 거쳐 출근을 마무리한다. 인턴 반장은 데스크탑 하나를 받았다. 나머지 몇은 본인의 노트북을 쓰거나  선배들이 떠난 자리를 메웠다. 
 

  반장, 최은정 양이다. 제일 막내다. 반장은 독립과 진보 정신을 잘 구현해 낸(?) 선출 방식인 '나이의 역순'으로 선정했다. 은정의 전화로 주진우 선배, 전산팀 무적전설, 각 팀의 선배들이 전화를 한다. 은정이는 선배들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녀는 인턴들의 허브다.
  그에게 물었다.
  "쓰는 데 얼마 걸리디?"
  "첫 글을 쓰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는 데 고치고 고치고 하느라 오래 걸려요. 한 세 시간째 쓰네요."
  은정이에게 몽셀 하나를 까줬다. 마다하지 않았다. 
 

                      은정이는 바빴다. 바쁜 데 사진 찍고 말 걸고 하지 말라고 했다.
  인턴 맏이 병식이 형은 커버의 한 꼭지인 '슬픈 5학년'을 커버했다. "졸업하고 쉬는 친구들을 섭외하느라
  곤욕이다. '너 요즘 뭐하고 사니?' 어떻게 물었는지...친구들 다 떠나지나 않으려나." 한다. 그래도 그의 풍성한 사례는 기사를 쓰는 주춧돌이 됐다. 나는 인맥이 적어 도움 하나 못 줬다. 
 

  인턴계의 캔디 김은지 양이다. 취재 거부와 섭외 낙종에도 굴하지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을 것 같다. 모든 말과 답을 면접식으로 하는 것이 그의 주 특기다. 탄탄히 박힌 그간의 경력과 '취재'에 대한 열정으로 그는 인턴 사이에서 좋은 기자로 꼽힌다. 
  기사를 쓰는 그가 내게 물었다.
  " '삼성의 방침이' 방침이 다음 줄에도 또 나와. 이거 어찌 고칠까." 본인이 쓴 기사를 내게 읊는다.
  "현장이 좋아, 기사 쓰는 건 싫다."  기자 왜 되고 싶냐는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이다. '현장'이 좋은 그녀에게 마감은 별로인 듯 보였다.
 

  <시사IN>70호 마감이 전개된 날, 인턴들은 주간지 첫 마감을 치렀다. 다들 분주한 가운데 나 혼자 한가했다.
 홀로, 71호 마감을 기다렸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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