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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차형석을 보며 기자의 일을 곰곰히 생각했다. 나와 그가 대화하던 중이었다. 그는 커피잔을 들고 커피를 마셨다. 담배를 물며 연기를 내뿜기도 했다. 공간에 그와 나 둘이 있었다.
  그는 고민했다. 다음호에 쓸 기사에 대한 고민이었다. 흰머리가 늘었고 전에 비해 늙었다. 1년 새였다. 그는 고민하고 기획하고 구상했다. 간혹 내게 묻기도 했다. 여느 때 볼 수 없던 진지한 모습이었다. 기자의 모습이었다. 
  그에게 물었다. 기사 쓰는 데 얼마나 걸리냐고. 
  "case by case지. 다 달라."
  "취재하는 데 오래 걸리고 기사쓰는 건 오래 안 걸리지 않나요?"
  "기사 쓰는 데 더 오래 걸려." 
  기자의 고민은 삭혀져 기사로 나온다. 독자는 읽을 뿐이다. 고민하는 과정에 독자는 개입할 수가 없다. 그저 읽는다. 기자는 고민하고 쓸 뿐이고 독자는 읽는다. 그게 매체의 체계고 노릇이다. 
  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고민하는 기자의 모습을 봤다. 기자의 고민이 깊어질 수록 독자는 즐겁다. 기사의 질과 기자의 고민은 정비례한다. 공간을 채우는 기획, 고민, 구상을 지근거리에서 봤다. 고민이 헐겁던 독자는 오늘, 횡재했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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