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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음을 마친 직후 그는 제 쪼그라든 성기를 주물거리며, 흩어진 열락(이를테면)의 찰나를 안쓰러워 했다. 그 후의 남는 무(無)의 세상. 잠은 달아나고, 달뜬 뜨거움도 스러졌다. 텅빈 제 방에 채워지는 공허. 스스로 못 견딜 제 지난 날. 염치는 있었다. 부끄러웠던 제 과거가 드문드문 떠올랐던 것을 보면. 염치인지, 강박인지 사실 그것도 애매한 노릇이긴 했어도.
  "애매한 것 투성이다, 제기럴!!"
  공허함에 뱉어보는 말이었다. 제게 오는 말이었다. 화자와 청자는 동일했다. 뱉어놓고 그는 다시 공허해진다. 새벽 2시.
 '시각. 삶을 덧없이 분절해놓은 짓. 시각이 대수인가. 동은 트지 않았다. 나는 무얼 하고 있나.'
  눈알이 여북하다. 안약 껍질만 있는 책상. 안약은 그의 외투 주머니에 있을 것 같았다. 
   '잠이 오지 않는다. 나는 왜 이 시각에 이러고 있나. 드러 누우면 잠이 오려나? 모두를 잊고, 모든 것에 낯설게, 시간도, 공간도, 흔적도, 기억도 모두 잠 속에 파묻어놓고 잤으면 좋겠다. 되려나. 별 기대 안 한다.'
  컵에 물이 없었다. 건조한 방이(혹은 밤이)었다. (2008.12.07)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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