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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성실했고 얌전했다는 데 이견은 없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의 동료가, 그의 숙부가 내게 알려줬다.

 생명 하나가 스러져버린 자리에서 기자들은 자판을 두들겼다. 
   경찰들은 슬픔을 슬퍼하거나 슬픔을 견뎠다. 젊은 사내 경찰 하나가 불속에서 죽은 이튿날,
      죽은 자는 미동도 안 했고 산 자는 부산스러웠다.

 언론사 수습기자들의 기강은 듣던 바 이상이었다.
  그들의 말은 군인의 말 같았고, 그들의 잰 움직임은 조련된 맹수같았다.
   기자가 되겠다는 그들은, 바쁘고 계속 바빴다. 

 퇴로없는 사지로 내몰렸던 그에게 악은 세계였을까, 철거지역 세입자였을까, 경찰이었을까.
  불길이 일고, 세입자들이 거세게 경찰에 저항한 날, 그는 세계 악과 마주 했을까.
   그만 없는 빈소에 하얀 국화는 보기좋게 만개했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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