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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수료식이었죠. 죄송합니다. 수료식 한 5시간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늦었다고 말하면 구차하겠죠. 오랜만이지만 다들 봐서 반가웠습니다. 방학해서 다들 바빠보였습니다. 바쁜 게 옳은 건지 무료한게 죄인지. 이 둘은 맞을 수도 있겠고 아닐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혼자 한가해서 적습니다^^;

  사실을 말하자면(허구일 수도 있겠고, 의견일 수도 있겠죠?) 리포터 하면서 많이 쳐졌습니다. 시절이 시절인 지라 온 신경을 광화문과 세종로에 집중하고 삽니다. 요 며칠 속상해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무섭더군요. 우리나라는 역시 관료제입니다. "폭력시위 엄단하겠다."란 대통령의 준엄한 선언에 경찰의 대응은 기민했습니다. 물대포가 시민들에게 날아오더군요. 흥분한 시민들과 흥분한 시민들에 대응하는 격앙한 경찰들을 바라보는 일은 참 속상합니다. 한국 수도 서울 복판에서 연일 보이는 풍경입니다.

  자랑은 아닐 것입니다. 집회에 나간다고 훌륭하고 낫고 된 대학생이라 하는 명제는 부분적으로 틀릴 것입니다. 명제의 성립은 그 주어(대학생)에 있겠죠. 저는 훌륭하고 낫고 된 대학생은 아닐 듯합니다. 다만 속이 끓어서 나갑니다. 나가서 마주하면 속이 상합니다. 안 나가면 속이 끓습니다. 결국 이 둘 사이에서 휘청대고 있는 대학생일 것입니다.

  많이 소홀했습니다. 1기에 이어 2기까지 하고 있는데 기사의 질은 나아지질 않고 담당 연구원 속이나 썩히고 말이죠. 성격이 거칠고 퉁박해 저와 마주하신 분들의 감정을 생각하지 않고 경우없이 소통한 적도 많습니다. 좀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좀 더 성실하게 했어야 했는데…말이죠. 경력자는 무너집니다.

  시민사회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당장에 희망제작소의 사정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가 함께 만들려고 했던 하나희망재단(무담보 소액 대출-창업자금 지원 사업-소기업발전소 담당)도 법인세와 납부와 관련해 그 설립이 위태롭다고 합니다. 환경단체는 대운하 때문에. 보건 단체는 쇠고기 때문에, 경제 단체는 정부의 방임적 경제 정책(이른바 규제 완화로 대표되는)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여러분들도 느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만나는 활동가들마다 그런 소리를 한 것을 들었습니다.

  연대로 굳건한 시민사회가 정권하나 잘못 들어섰다고 무너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하지요. 허나 휘청대고 있는 것 역시 분명합니다. 정권의 무참함이 세상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관통하는 무참함 곁에서 시민들이 아우성 치고 있고 시민사회가 그 뒤를 봐주고 있습니다. 깃발이 늘어선 세종로에는 소화기 가루가 매캐합니다. 물대포는 일종의 은유일 것입니다.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정권의 은유라..실로 적절하고 와 닿습니다. 벽돌에 맞아 피 흘리며 실려나간 시민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선연합니다.

  오늘 여러분들과 많은 말을 나눴습니다. 주로 진로와 방학계획에 관한 말들이었습니다. 느낀 것은 여러분들이 세상에 상당히 주눅들어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살 길이 탄탄할 수 없는 한국 사회에서 경쟁에 전선에 놓여있는 대학생들의 말은 제가 느끼기에 주눅들어 있었습니다(주제넘게 쓰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란 말을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시절이 시절인 지라 그렇겠죠.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역시 이런 말을 하는 것 역시 주제 넘겠습니다만. 우리 더 당당해집시다. '생계'에 주눅들린 대학생들의 모습은 아름답지 못해보이나 한편으론 불가피해 보입니다. 하지만, '불가피'란 말의 '불가역''성에 도전해 봅시다. 살 길을 혹 그 곳에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세상이 험합니다. 경쟁이 피 튀깁니다. 대학생들을 경쟁의 사지로 내모는 세상이 괘씸합니다. 길을 걷더라도 이 괘씸함은 알고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이 무참한 것은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닐 것입니다. 더불어 괘씸함을 지탄할 수 있는 품을 같이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방금, 대책회의가 위치한 참여연대로 압수수색 영장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참여연대가 술렁입니다. 우리, 이 무참한 시절을 견뎌냅시다. 종내에 더불어 웃읍시다. 우리 함께 갑시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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