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백승기
작가 박경리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불행했다. 시대, 사회, 사람, 권력 등이 그를 많이 못살게 굴었다. 그것들에 견디려 그는 많이 읽었고 많이 적었다. 못 견딜 것 같은 날에도 그는 견뎌서, 그 견딤의 힘으로 원고지에 소설을 적었다.
작가 박경리는 사람인데, 생명을 위해 남들보다 많이 울었다. 고추를 기르다가도 울고, 호숫가에서 새를 보다가도 울었다. 울다 지친 날에도 그 울음과 생명에 대해 적고, 소설을 적었다. 적다 命이 다해 죽었다. 세상이 그를 못살게 굴어 못살 것 같았지만, 그는 누구보다 눈물겹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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