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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연대회의 심상정 공동상임대표

-28일 특강 당시, 진보정당의 대표 입 속에서 흘러나온 “틀리다(다르다의 틀린 표현)”란 말이 이채롭다. 한국이 여전히 배타적이고, 다양성과 관용의 논리가 결핍됐다는 방증으로 들렸다.

아닌데…자주 썼나?(종종 썼다.)어느 대목인지 알려 달라. 난 기억에 없다. 그런 표현은 평소에 주의해서 쓰는데 그 날은 실수였나보다. (뒤의 보좌관에게)조부장아, 너 혹시 들었니. 내가 틀렸다고 했나?

-민노당 비대위원장 당시 혁신안은 당내 종북주의 세력(모 시사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선 ‘당내 패권주의’라는 표현을 썼다.) 에 의해 부결됐다. 그들의 실태는 어떠한가? 사실, 지금 우리 세대는 그들이 말하는 ‘통일’이니 ‘연방제’니 ‘주체’니 하는 말에 어리둥절하다.
민노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로부터 3%의 지지를 받았다. 그 3%는 국민들의 최후통첩이었다. 국민들의 외면과 관련해 여러 요인이 있지만 서민정당으로서, 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한 것, 민생정치를 못한 것을 핵심 패인으로 생각한다.

당내 종북주의 세력이 대선 패배의 핵심 요인은 아니다. 그들은 일부다. 일부 편향된 친북행위를 바로잡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일각에서 지적받듯이)그들이 핵심 패인은 아니다. 그 견해는 틀렸다. 그렇지만 당내 일부 자주파의 노선, 통일 지상주의니 통일 우선주의니 하는 것들. 다수를 이용한 패권주의가 있었다. 다수의 합리화는 위험하다.

심상정 진보신당 연대회의 공동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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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실태를 들었다. 12살 된 어린 아이를 당적에 들게 한다는 소리도 있었다. 사실인가?

사실이다.

심 대표는 이 부분에서 말을 아꼈다.

-강연에서 “세상을 바꾸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정치”라고 말했다. 의아했다. ‘삼성’이 불현듯 떠올랐다. 특검도 ‘삼성’앞에 스스로 무너졌다. 경제권력이 세상을 쥐고 흔드는 시대다. 이 시대의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기보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라는 게 맞다. 가장 효과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라도, 그것을 다루는 능력이 떨어지면 효과적이지 못하다. 지금 정치는 보수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정치에선 기존 보수세력이 정치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 본연의 힘을 가지기가 어렵다.

정치는 대표성이다.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마이크다. 국민들의 뜻을 보다 확대하는 기능을 하는 공간이다. 정치라는 것은 국민 다수의 의사와 무관해서는 안 된다.

-어제는 노동절이었다.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거리에서 자신의 의사를 직접 외쳤다. 아직도 혁명을 꿈꾸는 사라들이 기자 주변엔 많다. 직접행동의 필요성을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같다.

정치 공간이 취약해서일 거다. 정치가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못할 때 직접행동은 효과적이다. 직접행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적 권리다. 정치와 직접행동. 둘은 상관관계에 놓여있다.

-지난 특강에서 20대가 처한 문제를 “경쟁과 낙오의 정신이 아닌 상생과 연대의 정신으로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20대는 어쩌면그런 추상적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 액션플랜(Action Plan)이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과거 우리 때는 혁명을 이야기할 때 한탕, 전복을 꿈꾸는 게 많았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변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변화의 과정이 중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변화를 이루게 하는 주체가 중요한 것 같다.

지금 20대는 불안하다. 그러한 불안이 정치의식·정치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 날 강연에서 내 말은 20대가 스스로 직면한 문제를 경쟁 이외에 사회참여를 통해 풀어나가자는 거였다.

예를 들어보자. 선거공간에서 20대의 역할이 충분이 있다. 그러나 이번 18때 총선 때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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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은 저도 굉장히 아쉬웠다. 20대 문제가 사회의제화 되던 시기였는데…

비정규직 악법 폐지를 위한 구체적 연대 활동도 있을 것이다. 등록금 문제는 대학생이 가장 심하게 느끼는 문제 아닌가. 각 정당들의 공약집이나 정책집에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 이것들을 이용해서 학교와 사회에 인하 요구안을 관철시키는 활동도 있을 것이다.

20대가 처한 문제는 개별적 해법이 아닌 사회정치변화의 주역으로서의 역할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인식해야한다.

-28일 강연을 들었던 학생들을 만났다. “따분했다”라던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진보의 본질을 대중과의 접점면을 넓혀, 외연을 키워 속을 단단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알던 기자가 듣기에도 ‘아는 사람 간의 대담’같이 들렸다. 아는 사람을 결속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모르는 사람을 알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나, 더구나 20대를.

그 날 주제는 비정규직이었다. 조는 사람이 많았던 것 저도 알고 있었다(웃음).. 대학생이 관심있을 만한 주제, 예컨대 쇠고기, 삼성 같은 문제를 다뤘으면 좀 달라졌을 것이다. 진보정치를 다룬 강연도 아니었다.

제 생각에 (그 날 강연을 들었던 청중은)자신들의 진로와 비정규직을 연결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듯했다. 주제가 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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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진보신당 연대회의 공동상임대표


-얼마 전 기자도 식코(Sicko)를 봤다. 만감이 교차되더라. 단순히 의료민영화 문제만 다룬 영화는 아닌 듯했다. 프랑스, 영국, 쿠바 등의 현실이 부러웠다. 민노당은 2조여원만 있으면 적어도 의료분야에선 프랑스 같이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그들과 우리의 현실이 먼가? 잡을 수 있나?

2조여 원이라…가만 있어보자, 계산 좀 해보자. 2의 4는 8…정확히 계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가능할 듯하다.

(영국, 프랑스, 쿠바)그런 삶을 국민들이 누리는 것은 국민들 하기 나름이다. 지금 국민들은 삼성생명에 보험료 내는 것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건강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올리는 것에 는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삼성생명에 붓는 돈은 그 회사의 노동자까지 다 먹여야 하는 돈이다. 건강보험이 국민들에게 득이 되는 제도다. 그러나 국민들의 생각은 반대다. 정부는 이런 의식을 활용해 친 재벌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정부가 공적보험이 국민들에게 더 이롭고, 2조 원이면 무상의료 된다는 정책을 홍보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가면 삼성생명이 망한다. 다른 생명사도 많지 않은가?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다. 지금 지도자를 비롯해 그간의 지도자들은 그런 방식을 거부해왔다.

-끝으로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속된 말이지만 끌리는 대로 살아라.(심 대표가 말한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기자가 수위조절을 했다. 심 대표의 말은 독자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삶을 지켜갔으면 한다. 지금 세대는 자신의 삶이 이 사회속에서 흡수되느냐에 치중하는 것 같다. 사회에 순응하는 것보다는 의지로 살아야 한다. 그런 세상을 만들어주실 것인가? 그건 제 몫이 아니다. 여러분 몫이다. 여러분이 그런 세상을 조성해 가는 것이다. 저는 제 세대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심 대표의 꿈은 무엇인가.

음…죽는 날까지 진보정치운동을 계속하는 것이다. 아마도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를 것이다. 저는 예전에 노동운동부터 시작했다. 그 때 같이 하던 사람들 가운데 변한 사람이 꽤 된다. 진로를 변경한 것이다. 저는 변하지 않는다.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이 꿈이다.

-자주 부르시는 노래 있나?

사계라는 노래가 있다. 노찾사의 노래말인가. 맞다. 요즘 세대들은 거북이의 리메이크곡으로 알고 있다. 그런가. 그 노래는 계속해 입에서 맴돈다.(심 대표는 직접 노래를 들려주기도 했다.) “빨간 꽃 노란 꽃 꽃밭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 이 노래는 인생, 특히 소시민들과 서민들의 삶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입에서 자주 맴돌고 자주 부른다.

-오늘 말씀 고맙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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