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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활동을 하면서 취재원들을 많이 만났다. 주로 젊고 어린 친구들이었다. 참여연대 인턴을 하는 친구 둘과 소개받은 대학생. 사례 수집이 주 목적이었다. 그들을 취재해 회의 자리에서 사례를 발표했다. 셋을 말했는데 둘이 ‘킬’ 됐다.


  “이거 못 쓴다. 참여연대는 봉사 개념도 있고 경쟁의 장이라는 개념에서 좀 멀다.”

 
  인턴 동기들 사례는 채택됐다. 주 선배는 듣더니,


  “야, 이거 좋다. 쓰자. 계속 써라.” 라고 말했다. 같이 듣던 나는 오그라들었다.


  기자는 '특종’을 좇는 사람들이다. 특종(아니면 쓸거리)이 없으면 ‘방화라도 저지를 사람들’이라고 문정우 국장은 말했다.

 
  나는 취재원과 만나는 자리가 좋다. 그 취재가 쓰일 지 못 쓰일 지는 별개의 문제다. 문제는 소통이고 인연이다. 나는 취재원을 편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취재원이 편한지는 별개의 문제고…


  특종의 관한 정의는 분분하다. 남들보다 한 보 앞선 보도, 남들이 보지 못한 보도 등을 통상 특종이라고 한다. 나는 특종의 의미를 감당하고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나는 순진한 기자다.


  특종 보다는 취재원과의 만남이 좋다. 선배가 백을 줘도, 킬을 내려도 취재원과의 소통에 나는 만족한다. 기자가 된다면, 취재원을 웃기는 기자, 취재원을 감동시키는 기자가 되고 싶다. 생각한 바가 어렵고 궁금해서 옆자리 문정우 국장에게 대뜸 물었다. “취재원을 감동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가 답했다.


  “뭘 그런 걸 묻냐, 뜬금없이. 취재원 열받게 하는 기사를 어떻게 쓰는 지 가르쳐 줄 수는 있다.”


  어려운 노릇이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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