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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1.14 교육에 관한 생택쥐페리의 말
  2. 2007.10.17 10월 17일-교육
배를 만들어 주면 안되고,
 그렇다고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칠 필요도 없으며,
  오로지 바다를 미치도록 그리워하게 만들라. -생택쥐페리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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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교육

일기 2007. 10. 17. 22:19
하늘이 맑았다.
 수능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각지의 특목고 입시도 한 달여를 남겨두고 있다. 지금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 등지의 학원가는 불야성을 이룬다고 한다. 학원마다 특목고 대비반을 개설해 학생들을 받아 밤 늦게까지 공부시키는 것이다.
 이제는 입시명문이 된 외고와 과고,자사고는 이 땅 많은 중학생들의 목표다. 그 학교에 들어가면 대학들어가는 것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본래 학생들을 어학이나 과학의 전문인력으로 만드는 것이 특목고의 본질이나 이제는 흐려졌다. 대학들은 특목고를 졸업한 명석한 아이들을 좋아했다. 올 초 교육당국과 대학 사이에서 벌어졌던 내신 반영율 줄다리기 싸움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특목고의 내신관리는 치열하다. 워낙 머리좋은 아이들이 모였다. 때문에 내신 반영률이 커지면 다른 일반계고와 동급에서 경쟁을 하게 되므로 이들의 입시는 불리해진다. 수능으로 승부를 보면 일반계 아이들은 특목고 아이들을 이기기 어렵다. 대학들은 내신 반영률을 낮춰 자신들의 학교에 특목고 학생들을 데리고 오려한다. 그들은 그게 교육의 다라고 믿는다. 우리나라에서 입시 말고는 교육의 다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교육을 입에 담을 때 최근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말은 '자율'이나 '수월'이라는 말이다. 수월은 머리 좋은 아이를 위해 교육의 모든 방향을 그 곳에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자율은 거기에 정부당국이 간섭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우리의 교육에서 수월과 자율 말고는 교육의 다른 말이 들리지 않는다.
 가르치는 일에 편은 가른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교육은 그 누구의 손아귀로만 들어가서는 안된다. 공적영역 안에서 작동되는 것이 교육이다. 교육이 부의 고착을 지원하는 꼴로 이뤄져서는 안된다. 교육은 사회 계층 변화의 보루다. 그 전제는 공정한 출발이다. 출발선에서는 누구나 공정하게 발을 딛고 달려야 한다. 교육은 형평의 논리지 수월과 효율의 논리가 되서는 안된다. "1명의 인재가 10만명의 사람을 먹여 살린다." 교육을 수월의 논리로 강변하는 사람들이 누누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10만명이 1명만 바라보며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10만명에 손가락질 할 것이다. 10만명이 1명을 착취하는 사회구조라고말이다. 10만명이 모두 똑똑해야 명의 인재도 날 수 있다.
 똑똑한 아이만 가져가겠다는 대학 당국의 입장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 대학도 사람을 기르고 먹이는 곳이다. 똑똑한 아이들은 만들면 된다. 경쟁의 시작은 대학 입학 이후로 미뤄도 늦거나 더디지 않다.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밤을 세우게 하며, 피를 말려야 하는가. 그런 애들이 대학이 바라는 인재인가. 특수목적고의 목적은 입시가 아니다.
 오늘 날 입시의 전선은 초등학교까지 내려왔다. 부모들의 극성은 이 전선을 유치원, 뱃속 태아에게 가지 긋게 하고 있다. 애들은 놀지 못하고 종일 공부만 한다. 입시의 그날은 멀고도 험하다. "다 너를 위한 것이다."란 부모의 말은 어렵다. 당장 내가 죽겠는데 나를 위한 것이라니. 납득이나 수긍이 아닌 설득과 강요만 난무한다.
 교육이 나를 위함이 아니라 남을 위하고 더불어 잘살기 위함으로 정립될 때 그 나라는 분명 행복해질 것이다. 교육은 입시가 아니다. 두 말은 다른 말이다. 학원가의 불야성은 애들에게 못할 짓이다. 특목고의 입시와 대학 입시는 굥교롭게도 같은 시기다. 두 날이 연속선 상에 있는 듯하다. 특목고를 가야 좋은 대학도 갈 수 있다.
 아이들과 이 나라의 교육이 안쓰럽다. 우리나라는 사람이 자원이라는 데 이렇게 사람을 학대하고 닦달해서야 되겠는가. 귀하게 여기고 아껴도 금세 닳는 것이 아이들이다. 입시와 경쟁의 장으로 아이들을 내몰면 안된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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