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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10.16 10월 16일 -정국(政局)
  2. 2007.10.16 지난 자유게시판에서 찾은 한 선배의 글

10월 16일 -정국(政局)

일기 2007. 10. 16. 20:59

 아침 바람이 찼다. 일교차가 큰 날이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나 났다. 몸이 좋지 않은지 책상에 엎드려 잔 낮잠에서 좀체 일어나지 못했다. 잠을 털지 못하고 다시 엎어졌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경선이 파행을 거듭한 끝에 난 결과였다. 경선기간 내 대통합민주신당은 지저분하고 시끄러웠다. 대선을 위해 급조된 정당 티가 났다. 공정하지 않았고 허술했다. 뒷맛도 개운치 않다. 국민경선으로 2002년의 흥행몰이를 재현하고자 했던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철학이나 정치적 견해의 조합없이 만들어진 정당의 한계려니 했다.
 이로써 대선의 얼개가 어느정도 잡혔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후보를 내 연일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다. 의혹수준으로 그친 이명박 후보의 지난 세월 비리나 부정함을 국민들은 개의치 않아했다. 경선 경쟁자였던 박근혜 후보의 깨끗한 승복은 이명박 후보 지지율의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경선 기간 내 벌어졌던 서로 간의 날선 비방과 비난의 상처는 이제 봉합된 듯보였다. 무탈하다. 가파른 지지율은 이제 50%대에서 견고하다.
 때문에 국민 지지율 1위 이 후보의 잇딴 망언은 우려스럽다. "광주 사태","도산 안창호씨","(민주화 세력을 두고) 별로 한 일없이 빈둥빈둥 세월만 보냈다","(장애인 태아의 낙태문제)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대선은 친북 좌파와 보수 우파의 대결" 꼽으려면 수도 없다. 그의 대선 캠프엔 현재 수많은 언론인들이 합류하고 있다. 말을 다루던 사람들을 불러모아 자신의 빈약한 말을 채우려 하는 듯하다. 그러나 말을 다루는 언론인들보다 철학이나 역사를 다루는 학자들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국민 과반수가 지지하는 유력 후보가 뱉는 철학 부재의 말들을 듣는 일은 우려스럽다. 말에서 그치면 다행이지만, 집권 후 그 말이 행동에 단초가 되었던 것을 미리 알아채지 못했다며 자신들을 한탄할 수도 있는 국민들의 모습은 안쓰럽다. 그러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걱정스럽다.
 문국현 후보의 보폭도 차츰 커지고 있다. 기업체 사장에서 이제 정치권에 '연착륙'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지지율도 8%대로 올랐다. 범여권 2위다. 범여권 진영에서도 후보단일화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많은 의원들이 비공식적으로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원혜영, 이계안 의원은 그를 공개지지 한다고 밝힌 후 매일 아침 후보 캠프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고 한다. 김영춘 의원은 의원직 포기와 함게 당에서 나와 그의 캠프에 들어갔다. 문 후보는 이들을 반겼다. 정가에선 범여권 후보 단일화의 사전 준비 작업이라 관망한다. 그러나 문 후보는 조심스럽다. '대통합'이라지만 옛 열린우리당의 부채를 지고 가기에는 그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지지자들도 후보 단일화의 부정적 시선을 보낸다. 단일화하면 지지철폐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민사회에서 부지런히 활동하고 투명경영으로 청정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그에게 정치권의 때가 묻는 후보 단일화는 고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은 역동적 정치공학의 승리였다. 그가 모를 리 없다. 그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했다.
 "대선 3수, 민노당의 창업주. 그러나 식상하다." 권영길 후보에 따라붙는 말들이다. "모름지기 진보정당이라면 정책이나 공약의 젊음 뿐 아니라 인물도 젊고 참신해야 하는 것 아니냐" 사라들의 지청구는 이렇다. 이를 두고 권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 자신을 엮는다(권 후보만 엮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후보들은 연단에서 이명박 후보를 부른다). 같은 66이라는 것이다. 또한 두 사람 사이 정책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대선 정국에서 1:1구도로 만들려 하고 있다. 체력도 여느 젊은 사람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에 선대위를 꾸릴 때 권 후보는 비정규직 특위를 만들어 스스로 위원장을 맡았다. 아직 건재하고 지치지 않는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경선 경쟁자였던 노회찬, 심상정 두 후보가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민노당을 심정적으로만 지지한다는 이들은 많다. 그러나 사표를 우려하는 마음에서 실천적 지지를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건재한 권과 재기있는 노, 명석한 심이 사람들의 투표를 이끌 수 있을까. 민노당이 이번에 노리는 표는 900만이다.
 오늘은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가 확정됐다. 정동영 후보가 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손학규 후보는 결과에 불만스러웠는지 지지 연단에 오르지도 않았다. 이해찬 후보는 수긍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갈등의 골이 깊은 듯했다. 갈등의 봉합이 우선과제다. 국민들은 대통합민주신당에 불신의 눈빛들을 던지고 있다. 2002년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불었던 광주의 노풍은 올해, 불지 않았다. 20%대. 저조했다. 조직과 동원이 난무한 경선이었다. 정후보의 과제는 산더미다.

 대선 두달 앞. 정국은 어수선하다. 오늘 신문에, 아버지를 정신병원에 가두고 아버지의 카드를 마구 쓰다 잡힌 한 여성의 기사가 났다. 사람들이 돈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 정부에 탓을 하진 않겠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모쪼록 이 사슬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아직 뚜렷하게 보이진 않는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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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것.

지역감정에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재벌도 아니고, 민주당놈들한테도

도움받은것도 아니고 오로지 개혁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국민들에게 갚으면 될 것니다.

빛은 꼭 갚아야 하니까요..

아~~기분 좋다. 한잔 더 할랍니다

노무현 대통령 만세 "

아마 지난 대선이었나보다. 한 선배의 투표대로 되서 선배는 기뻤나보다. "술발로 씁니다"란 글이었다.그 선배가 이 글을 쓸 무렵 나는 아마 방에서 대선 개표방송을 보며 이 선배처럼 그 후보자의 당선을 기뻐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주무셨고 그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찍으셨다. 어머니는 기권하셨다. 일을 나가야 하느라 투표할 겨를이 없었다.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투표를 할 수 없는 나이었다.

나도 그들과 더불어 기뻤다. 아무 것도 모르는 나이에(그 시절 나는 세상 모든 일을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가 좋았다. 그의 걸음걸이에 묻어나는 당당함이 좋았고 그가 흘리는 눈물이 좋았다. '바보'라는 그의 별명도 좋았다. '개혁'을 원하는 이들 가운데에는 나도 있었다. 고등학생마저 개혁을 원하던 시절이었나보다. 아니면 나 혼자 개혁을 원했나보다.

그는 스스로 "미국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면서 여느 대통령과는 다른 그만의 자주성을 내세웠다. 인권 변호사 시절 벌어진 한 노사분규현장에서 그는 노동자들을 변호하느라 고난의 세월을 겪었다고 얘기했다(뒷 이야기를 들으니 이야기의 본질 안에는 또 다른 분규가 있었고 그는 또 다른 노동자들을 외면했다). 국회에서 열린 5공화국 청문회. 당시 그는 칼 같은 언변과 5공 인사에 대한 막힘없는 질타로 전국민의 스타가 된다. 그는 호기로워 보였고 그의 호기는 정의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의 당선 이후 몇년이 지나 그는 변했다. 나는 그가 변했는지 본래 그러했는지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기대하고 바라던 그런 대통령의 모습이 그에겐 없었다. 미국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는 그의 배짱은 명분없는 전쟁에 동원되는 우리 군인들이 깼다. 노사 분규 현장과 숱한 쟁의 현장에서 보여준 인권변호사로서 그의 모습은 약자를 싸안고 다독이는 듯한 것으로 사람들에게 비춰졌으나 그게 아니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웬 기업 연구소의 말을 빌려와 사람들의 삶에 강제로 적용시키려 하기 시작하더니 종내에 그는 돈이 사람을 무릎꿇리는 나라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울었다. 그의 변모에 울었고 그의 독불에 울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으로 상징되는 미국 종속적 자본주의에 우리나라는 편입되었다. 이는 그들의 독선이 빚어낸 산출물이다. 국민 절반의 여론이 미루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와중에도 그는 이것이 분명 옳다며 박차를 가했다. 그의 결정에 국민들은 없었다).

위 글을 적은 선배는 이제 신문사를 떠나고 없다. 내가 올해 들어왔다. 위 글이 적히고 5년. 선배는 5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지역감정,재벌,민주당'의 도움을 받지 않고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로 당선돼 개혁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던 그가 해온 지난 5년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가 국민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되갚아야 된다는 지난 선배의 말을 선배는 어떻게 평가할까. 술을 마시고 글을 적고 다시 술을 마실 정도로 좋았을 그의 당선 이후 5년. 선배는 아직도 그의 통치를 기뻐해 술을 마시고 글을 적고 다시 술을 마시고 있는 걸까.

다시 누군가를 뽑아야 하는 시기가 왔다. 5년이 지났다. 그는 은혜를 갚지 못한 것 같다. 다시 누군가를 뽑는다면 은혜를 갚는 후보가 되길 빈다. 선배의 선택이 당선에서 기쁜 것이 아니라 퇴임 시기 그가 잘했다고 기뻐해 술을 마시고 글을 적고 다시 술을 마실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올해에는 나도 누군가를 선택할 수 있다. 나의 선택도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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