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옆은 공사중이었다. 문제없는 보도블럭을 가느라, 흠 없는 본관 문을 가느라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 그랬다. 학교 측의 공지가 없어 공사의 목적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다. 방학의 학교는 학기 중에 못했던 공사를 한다. 학생이 별로 드나들지 않아 공사의 적기라고 생각을 한다.
공사의 꼴은 우선 시청각적으로 견디기가 어려웠다. 도서관 앞 도로가 흉물스럽게 변했다. 걷기에 전혀 흠없는 도로였다. 도서관 입구 보도블럭이 드릴로 깎였다. 공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됐다.
학교의 본질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다. 학교는 그런 학생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런 믿음으로 글을 적었다. 학생들의 질타가 이어진다. "공사가 있어야 좋은 학교로 거듭날 수 있다"란다. 할 말을 잃었다. 그런가 싶었다. "지금 공사를 하면 앞으로 후배들에게 멋진 학교를 물려줄 수 있지 않은가"라고 한다.
학생들의 말은 옳다. 그러나 좋은 시설이 좋은 학교와 직결된다는 공식이 나는 어렵다. 학생들의 공부보다 시설의 확충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곳이 진리의 전당임을 자임하는 대학교라는 현실이 나는 싫다. 그 논리는 지난 학기 중에도 적용됐다. 수업 중임에도 곳곳에서 콘크리트 파는 소리와 드릴 소리가 들렸다.
'좋은 학교를 위함이니까 수업권 따위는 침해되어도 되지'라는 기계음에 실린 세상의 논리같았다. 시설 확충이 양질의 대학교육에 직결됨을 내 눈으로는 한 번도 확인한 적 없다. 대학들의 외세지향적 성장은 개성과 성찰, 고민없는 획일화된 대학으로 드러난다. 등록금은 매년 오르고 학교는 상승의 주 원인으로 시설확충을 내세운다. 그걸 학생들이 답습해 내세운다.
대체 후배들이 무슨 상관인가. 우리의 권익은 당장에 접히더라도 후배들의 밝은 학교 생활을 위해서 우리는 참아야한다는 말인가. 묶지마라. 치졸한 연고주의의 그늘을 벗어날 때다. 백 번 양보해서 그 말을 위해 우리가 희생한다 하자.
후배들의 입학 시기에 등록금은 우리의 희생으로 인하되거나 동결될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등록금은 이제 상승이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그 잘난 시설확충을 위해서란다. 그러나 해마다 강의실은 부족하다. 강의신청 때의 대란은 그치질 않는다. 건설은 학습에 앞선다.
'대안은 없다.'란 말도 나왔다. TINA(There is no alternative). 철의 여인 대처총리가 재임시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었다. 대처의 집권이후 영국의 기층이 무너졌다. '공기업 민영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악질적인 노조 탄압'...
말의 답습은 이어진다. 2008년 대한민국, 배웠다는, 지식인이라는 대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건설이 여전히 신성시 되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공사의 꼴은 우선 시청각적으로 견디기가 어려웠다. 도서관 앞 도로가 흉물스럽게 변했다. 걷기에 전혀 흠없는 도로였다. 도서관 입구 보도블럭이 드릴로 깎였다. 공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됐다.
학교의 본질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다. 학교는 그런 학생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런 믿음으로 글을 적었다. 학생들의 질타가 이어진다. "공사가 있어야 좋은 학교로 거듭날 수 있다"란다. 할 말을 잃었다. 그런가 싶었다. "지금 공사를 하면 앞으로 후배들에게 멋진 학교를 물려줄 수 있지 않은가"라고 한다.
학생들의 말은 옳다. 그러나 좋은 시설이 좋은 학교와 직결된다는 공식이 나는 어렵다. 학생들의 공부보다 시설의 확충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곳이 진리의 전당임을 자임하는 대학교라는 현실이 나는 싫다. 그 논리는 지난 학기 중에도 적용됐다. 수업 중임에도 곳곳에서 콘크리트 파는 소리와 드릴 소리가 들렸다.
'좋은 학교를 위함이니까 수업권 따위는 침해되어도 되지'라는 기계음에 실린 세상의 논리같았다. 시설 확충이 양질의 대학교육에 직결됨을 내 눈으로는 한 번도 확인한 적 없다. 대학들의 외세지향적 성장은 개성과 성찰, 고민없는 획일화된 대학으로 드러난다. 등록금은 매년 오르고 학교는 상승의 주 원인으로 시설확충을 내세운다. 그걸 학생들이 답습해 내세운다.
대체 후배들이 무슨 상관인가. 우리의 권익은 당장에 접히더라도 후배들의 밝은 학교 생활을 위해서 우리는 참아야한다는 말인가. 묶지마라. 치졸한 연고주의의 그늘을 벗어날 때다. 백 번 양보해서 그 말을 위해 우리가 희생한다 하자.
후배들의 입학 시기에 등록금은 우리의 희생으로 인하되거나 동결될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등록금은 이제 상승이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그 잘난 시설확충을 위해서란다. 그러나 해마다 강의실은 부족하다. 강의신청 때의 대란은 그치질 않는다. 건설은 학습에 앞선다.
'대안은 없다.'란 말도 나왔다. TINA(There is no alternative). 철의 여인 대처총리가 재임시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었다. 대처의 집권이후 영국의 기층이 무너졌다. '공기업 민영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악질적인 노조 탄압'...
말의 답습은 이어진다. 2008년 대한민국, 배웠다는, 지식인이라는 대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건설이 여전히 신성시 되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제목 | 미래관을 채운 공사 소리 | ||||
작성자 | 이환희 | 작성일 | 2008/07/28 12:16 | 조회 | 1300 |
학교는 현재 공사중입니다. 창의관의 입구도 공사 중이고 미래관을 둘러싼 보도블럭도 공사 중입니다. 오늘 미래관에서 들리는 공사 소리가 유독 심했습니다. 미래관 개관 시간부터 시작된 공사 소리 와중에도 공부를 하는 학생들, 대단했습니다. 공사는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멎은 듯합니다.
방학 기간 학교엔 학생들이 드뭅니다. 공사를 하기엔 적기인가봅니다. 학생들의 머릿속에 지식이 아닌 공정의 드릴 소리가 채워집니다. 공사의 적기에 학교에 나온 학생 탓인가 봅니다. 공사는 계속 이어지겠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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