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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사태'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7.10.16 답답해서 몇 자 적습니다(3월 23일)
  2. 2007.10.16 저도 찾아갔습니다(3월 5일)
예전에 학생들은 시대의 변혁에 앞장섰다. 학생들은 세상의 부조리에 침묵하지 않았고 세상의조리를 향해 나아갔다. 민족과 민주,자유,통일,평등 등의 담론에 학생들은 울부짖었다. 아직 자본의 논리가 세상을 뒤덮기 전, 이 나라의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모였다. 학생들은 모였지만 제각각 번뜩였다. 모임 안에서 학생들은 저마다의 빛을 냈고 저마다의 말과 글로 세상을 담았다.

최근에,학생들은 변했다. 세상은 학생들을 변하게 했고 변한 세상에서 학생들은 분주해야 했다. 학생들은 주로 몇몇의 말들에 관해 공부를 했는데 그 말속엔 세상과 시대가 담겨있지 않았다. 행정법 속의 말인 조문을 학생들은 외웠고 국사책 속의 말인 왕과 문화재들을 학생들은 그냥 암기했다. 학생들은 경제신문을 읽어야 했고 전공도 아닌 영어에 목을 메야 했다. 노동자와 농민,빈민은 학생들과 멀었고 공무원과 기업,재테크는 학생들과 가까웠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학생회란 곳은 갈팡질팡 비틀댔다. 과도한 등록금 인상안을 두고 학생회장은 외유(外遊)했다. 또 다른 곳의 학생회는 학교의 열악한 처우에 반발해 농성중인 파견직 노동자들에게 "학생들에게 피해가 되니 학교를 하루속히 떠나달라."고 했다고 했다. 또 한곳의 학생회는 파업 중인 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항해 재단과 연대를 했다고 했다.

사회적인 연대의 대오가 약해져 과거와 같은 더불어삶이 쉽지 않다고 한 원로 언론인은 말했다. 나는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변해 돈 앞에 무릎꿇고 머리 조아리는 세상에서 학생들의 세상에 대한 수긍이 비참했다.

변하는 것은 쉽고 변해져야 마땅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 시절에 세상과 시절을 탓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학생들이 변했다고,각박해졌다고 꾸짖는 것도 소용없는 일이다. 세상은 흘러야 했고 그 흐름 속에 속수무책으로 놓인 학생들도 흘러야 했다. 그 흐름은 세찼고 줄기찼다. 거스를 수 없는 세상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흐름을 거스를 순 없되 그 흐름의 방향을 모든 사람이 누리는 행복의 방향으로 조절할 수는 있으리라 믿는다.

"학생들아, 세상에서 흐르되 세상의 흐름에 대해 고민하며 흐르자."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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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짜고짜 찾아갔다. 손에는 비타500 한 박스가 쥐어 있었고 프레스 센터 18층 전국언론노조 사무실 시사저널 분회 농성장을 무작정 들어갔다. 프레스 센터, 다시봐도 컸다.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윤무영 기자님과 안희태 기자님도 봤다. 날은 날이었다. 하늘에서 눈발이 날렸다. 3월의 눈발은 거칠고 억세지 않아 땅에 닿는 즉시 녹어내렸고 쌓이지 않았다.
소집해제가 되고 나도 역시 다른 복학생들과 같이 TOEIC학과에 편입을 해야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TOEIC 책을 샀고 나온김에 프레스센터로 밀고 들어갔다. 날이 추워 몸좀 녹이고 간다는 핑계를 댔다.
프레스센터 18층 전국언론노조 사무실 한곁에 시사저널 분회 농성장이 있었다. 내가 도착한 시각은 6시였고 남아있는 조합원들은 시사저널의 세 기자(문정우,김은남,이정현 기자님) 뿐이었다.
내가 들어갔을 때 농성장은 파장 분위기였다. 세 기자분이 남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며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개의치 않았고 밀고 들어갔다. 다행히 이정현 기자님이 내 얼굴을 알고 계셨다. 나는 어색하게 기자님들께 인사드렸고 세분의 기자들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김은남 기자님이 내게 녹차와 한과를 대접해주셨다. 언론인에 대한 선망과 환상이 있던 나는 냉큼 받아먹고 마셨다. 기자님의 작은 선의가 내겐 대단했다.
언론인이 꿈이라고 했더니 문정우 대기자님이 나를 꾸짖는다.
"기자 하지마!!." 그리고는 세 분의 기자들이 동시에 웃었다. 나도 웃었다. 지나간 세월과 돌이킬 수 없는 시절과 불세출의 기자들에 대해 기자들은 말했고 나는 다 받아들었다. 앞에 놓인 테이블은 자뭇 협상장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자들이 말하고 웃었고 나도 들으며 웃었다.
김은남 기자님은 선약으로 먼저 가셔야 한다고 했다. 언론노조 사무실 시사저널 분회 농성장엔 남자 셋이 우두커니 남았다. 잠시 정적. 이어지는 문기자님의 일성,
"소주나 한잔 하러 갑시다!!"
옳거니!! 어색한 정적은 한잔 술로 푸는 게 최고다. 냉큼 반겼고 쫓아 나섰다.
무교동의 한 대포집, 안주는 녹두전과 굴전, 동태찌개 였고 술은 소주였다. 술이 들어가자 말의 돎이 원활졌고 어투에 활기가 묻어났다.
나는 '기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약 2시간의 특강과 세월의 흐름 서있는 기자들의 일상에 대해 들었다. 물러설수 없는 기자들의 신념을 들었고 당도할 나의 시대에 기자의 실존과 당위에 대해 들었다. 나는 말을 듣다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다 말을 들었다. 나도 말을 했지만 나의 말은 술에 묻혀 맴돌았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사저널 노조의 파업이 약 50일 째에 접어들고 있다. 기자들의 쳐진 어깨가 짊어진 신념의 짐들이 언제쯤이면 바른 자리에 놓여 제 몫의 일들을 당해낼 수 있을지...그 날이 어서 오길 술자리에서 나는 바랐고 집에 돌아오며 나는 다시 바랐다.

-술김에 쓴 글이라 횡설수설 했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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