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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09.02.27 <시사IN>2기 인턴기자 생활을 마칩니다
  2. 2009.02.03 사제단이 다시, 광장에 섰다 1


갑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배우다 배움에 치여 까닭모를 고립과 소외감의 수렁 속에 빠졌을 때 그 수렁에서 벗어나는 일마저 배우고 갑니다.
기자란 홀로 외로워야 하는 직업임을 깨닫고 갑니다.
기자가 좋은 직업일 수도 나쁜 직업이 될 수도  있는, 기자 역시 결국 생활세계 속 인간임을 알고 갑니다.

세계는 갈수록 모질고 척박하고 비정해져 갑니다.
정권의 몰염치와 탐욕은 우리의 상식 바깥 어느 극지에 가 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절에 기자의 책무와 노릇은 무엇인지요.
어렵고 어렵습니다.

갑니다. 저는 '사실'과 '의견'과 '맥락'과 '호흡'이 뒤섞인 주간지의 끌탕 바깥으로 나갑니다.
많이 배우고 나갑니다.
3월에는 사랑을 할 것입니다.
사랑할 사람이 없으면 술을 푸며 이 세계를 연민할 것입니다.
사람들의 울력에 몸을 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덧)우리 인턴 동지 여러분, 고맙고 미안합니다.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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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다시 광장에 섰다. 그들은 시국미사를 집전했다. 용산에서 벌어진 참사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권의 폭주에 제동을 걸려하는 미사였다. 습한 한기가 광장을 메웠고 땅을 적셨다. 사제단이 광장에 섰다.
  사제단은 성이 났다. 미사 중간 한 신부는 아우성을 쳤다. 격앙했다. 그는 참사 피해자 5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외쳤다. 이름 뒤에 '열사'라는 칭호를 붙여 미사는 열사를 위한 추모제 그리고 이명박 정권을 향한 결의와 적의를 다지는 자리로 뒤범벅 됐다. 사제단은 시민과 유족과 더불어 화가 나 있었다.
  작년 촛불 정국에서 시민들은 폭력과 비폭력의 기로에서 피폐해진 심신을 주체하지 못했다. 정권은 시민들의 말에 귀를 닫았었다. 시민들의 울분과 비폭력에의 추구가 서로 다른 궤도에서 돌았고 그로 인해 집회의 갈피와 시민들 간 갈등과 혼란이 극지에 처해있을 즈음이었다. 그 때 사제단이 광장에 섰다.
  사제단은 시민들을 쓰다듬었다. 그들의 시국미사는 울화로 달아오른 시민들을 더듬고 포개고 부둥켜 안았다. 판국이 정리됐고 사람들의 요구가 '비폭력'으로 가닥잡혔다. 사제단의 힘이었다.
  오늘, 사제단이 누르지 못한 화와 울분은 시민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사제단의 시국미사와 진보단체의 시국집회의 모습이 달라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작년 7월에 이어 다시 광장에 섰지만 화난 모습이었다. 그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우리 사제들은 거룩한 분노로 맞서 저항할 것"이라 말했다. 이명박 정권 2년 째. 시국은 시계제로다.
Posted by 이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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